2025학년도 한예종 방송영상과 합격 후기 문강빈
<학원을 선택하게 된 계기>
이번 입시에서 과분하게도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후기를 씁니다. 학원에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습니다. 고 2반에서부터 입시는 물론 영화까지 쭉 같이 만들어온 친구들, 그 뒤를 든든히 받쳐주신 선생님들... 말과 글로는 다 표현하지 못할 행복을 그 인연들과 지금도 함께 누리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그들과 함께한 시간과 추억이 저를 영상으로 이끌었고, 비로소 나아갈 길을 흐릿하게나마 찾게 되었습니다. 그런 경험과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여전히 불완전하지만 희미한 확신 속의 ‘나’. 그게 제가 이번 입시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방황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입시 기간에는 특히 더 심했습니다. 누구나 그러겠지요. 입시를 영화로 준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말미에 이렇게 노선을 변경한 이유는 그 방황으로부터 비롯된 불안의 관성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떨어지게 된다고 해도 짧은 시간이나마 체험한 다른 종류의 결이 다음 기회에 있어 저에게 더 넓은 길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의 여부를 떠나서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 방송영상과에서 하는 작업이 제가 진정 하고 싶은 영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훗날에 또 어떻게 될진 모르겠습니다.
<1차시험과 2차시험, 자소서 면접후기>
아무튼 그렇게 예종 방영과 입시를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시간 속에서 하은 선생님과 현영 선생님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입시에 관해서 왈가왈부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선생님들께서 잘 알려주실 겁니다-. 그래도 나름 합격 후기니 감상만 간단하게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1차 시험은 저에겐 수학 문제 같았습니다. 풀이 과정과 공식을 모른 채로 처음 접근한다면 풀어나가기 굉장히 어렵고, 많이 돌아가게 되죠. 하지만 그를 숙지한다면 어떤 유형의 문제가 나와도 수월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1차 시험에 관해 무지하던 저에게 그러한 것들을 알려 주신 게 바로 하은 선생님이었습니다. 고작 한 달 남짓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한 번 한 번의 수업이 굉장히 밀도 있게 이루어졌기에 단기간에 시험의 방향성을 확실히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높은 퀄리티의 문제 해석과 피드백, 확실한 커리큘럼, 그리고 예종 문제와 견주어 봐도 전혀 뒤떨어질 것이 없는 모의 문제들. 이 모든 것들이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제가 어렵게나마 1차 시험을 통과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자소서, 그리고 2차 논술 준비는 주로 현영 선생님과 함께했습니다. 1차 논술은 정답이 있지만-개인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2차 논술은 정답이 없는 시험입니다. 정답이 없는 시험에서 우리가 들고 갈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다름 아닌 ‘평소 하던 생각들’입니다. 이런 건 혼자 할 수도 있는 것 아니야? 라고 여기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영 선생님과의 수업은 새로운 사유의 연속이었습니다.
양질의 수업 자료와 피드백은 물론이고 ‘이걸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매 수업 했을 만큼 현영 선생님께선 수많은 종류의 ‘기회’와 ‘방향성’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비단 입시뿐만이 아닌 더 넓은 차원에서 얻어가는 의미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 산으로 가거나 장황하게 빠지진 않았습니다. 현영 선생님의 수업에선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정확함’이 있고, 그에서 비롯되는 확신은 제가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불안 없이 입시를 치룰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마무리 짓는 과정에선 현영 선생님, 소원 선생님, 하은 선생님, 현우 선생님 모두와 시간을 보냈습니다. 2차 논술 시험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 하은 선생님과 현우 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해주신 피드백과 칭찬이 부족한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자신감을 갖고 시험장에서 쓰고 싶은 글을 전부 쓰고 나올 수 있게 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두 명, 나중에는 네 명의 선생님과 함께 진행한 모의 면접에서도 정말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영화과 입시를 볼 때 진행한 면접 수업에서 저는 항상 AI 로봇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는 단순 목소리와 태도의 문제가 아닌, 진솔함의 부족이었습니다.
모의 면접에선 무엇보다 진솔하게 말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더불어 폐부를 찌르는 듯 날카로운 질문도 많았고,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에 관해 물음을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질문을 받으며 더 많이 생각하고, 발전하게 되었다고 확신합니다. 특히 소원 선생님과 현영 선생님께서 해주신, ‘나 자신을 숨기고 있는 것 같다.’, ‘친해지고 싶은데 친해질 수 없는 친구 같다.’는 피드백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를 자각한 것이 제가 면접을 만족스럽게 보고 나올 수 있었던 처음이자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최종 모의 면접에서 하은 선생님과 현우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도 큰 자신감이 되어 본 시험에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제가 합격 후기로 책을 쓸 수는 없기에 예종 시험에 관한 경험 위주로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겠지만, 실력이 현저히 부족한 저에게 좋은 뱡향의 스토리텔링을 알려주신 준호 선생님, 고은 선생님, 유진 선생님. 누군가의 앞에 서서 말하는 게 힘들었던 저에게 올바른 면접을 알려주신 규빈 선생님, 성민 선생님, 혜나 선생님. 정말 즐거운 수업과 마지막 확신을 도와주신 지우 선생님. 그리고 학원에서 만나 뵈었던 수많은 선생님께 모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실력을 떠나 정말 인격적으로 좋으신 분들입니다. 짧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달되길 바라봅니다.
좋은 결과를 얻고 정말 많은 분의 축하와 인사, 연락을 받았습니다. 올 한해 들어, 어쩌면 지금까지의 인생 전체에 있어서 가장 감사하다는 말을 수없이 주고받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끄럽지만 비로소 그제야 ‘나’라는 인간 하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입시는 힘듭니다. 모두의 그 ‘힘듦’을 완전히 이해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제가 일부분은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피로한 신체, 날카로운 신경, 미래에 대한 불안... 그 모든 것들이 자신과 타인을 손쉽게 해하도록 만들죠. 이 글을 얼마나 읽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이에 제가 조심스럽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자신, 혹은 자신 주위의 누군가에게 짜증 내고, 상처 주고, 아프게 만드는 행동을 하지 마십시오. 그게 누구든, 무엇이든 어느 순간 분명 찬란하게 빛날 여러분을 존재하게 만든 모든 것들이니까요. 나 자신과 사람, 세상을 조금만 더 사랑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