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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흔적 사라진 숲 양양국유림관리소 관계자가 지난 4일 강원 고성군 죽왕면 야촌리에 있는 산불 피해지 장기 모니터링 연구시험지에서 나무가 울창하게 자란 조림 복원지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고성=글·사진 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겉모습만 보면 이젠 30년 가까이 지난 산불 피해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난 4일 강원 고성군 죽왕면 야촌리에 있는 산불피해 복원 장기모니터링 연구시험지에서 만난 양양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울창한 산림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축구장 214개 면적(153㏊)의 연구시험지는 1996년 고성 산불로 잿더미가 된 산림 생태계의 복원 과정을 관찰하고 관련 기술을 펀드이동제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7년 조성됐다.
출입구에 서면 두 갈래로 갈라지는 임도가 나오는데 왼쪽은 자연 복원지, 오른쪽은 조림 복원지로 조성해 양쪽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조림 복원지로 들어서니 10~11m 정도로 비교적 일정한 높이의 소나무가 제식훈련을 받는 군인처럼 열을 맞춰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다. 숲 안쪽으로 들어가서 올려다백경게임
보면 나뭇가지와 잎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반대쪽 자연 복원지도 능선 가까이에 듬성듬성 빈 곳이 일부 보일 뿐 4~9m 정도 되는 다양한 높이의 참나무, 신갈나무 등 활엽수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산불 피해지 장기 모니터링 연구시험지 전경(가운데 임도 매경 증권센터
기준 왼쪽이 자연 복원지, 오른쪽은 조림 복원지).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겉모습 얘기다. 산림 전문가들은 고성 산림 생태계의 완전한 복원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외형은 산불 이전의 모습을 거의 회복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안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곳 산신탁
림 생태계의 회복 과정을 연구하고 있는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산불은 식생뿐만 아니라 토양, 동물 등의 생존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각각의 회복 속도는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전 생태계와 비교할 때 숲 구조와 산림동물은 30년 이상, 곤충은 14년, 물에 사는 수서동물은 9년, 어류는 3년이 지나야 이전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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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미생물 등 유기물이 서식하는 토양이다. 산불이 나면 피해 지역 토양 속에 살던 미생물이 모두 타 죽어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사실상 사막처럼 토양이 변하는데, 회복에만 100년이 걸린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곳은 산불이 나기 전까지 송이버섯 생산지로 유명했지만, 30년 가까이 지나도록 아직 송이버섯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피해 정도가 큰 토양은 20년이 지나도 유기물층이 2~3㎝밖에 형성되지 않아, 일반적으로 완전한 회복에 10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복원도 중요하지만, 순간의 부주의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내는 산불 예방 교육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희문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산불의 99%가 사람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현장 교육을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며 “의례적인 캠페인보다는 고령층이 많은 농촌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홍보·교육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